야속한 스마트폰… LG전자 ‘어닝쇼크’

입력 2010-07-28 18:33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스마트폰 혁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어닝 쇼크(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로 이어졌다.



LG전자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2분기 매출이 14조4097억원, 영업이익은 126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줄었지만 1분기에 비해선 9%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2438억원) 대비 89.9%나 감소했고 전 분기(4811억원)에 비해서도 73.8% 줄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2000억원대 중반을 훨씬 밑도는 성적이다.

LG전자는 가전 부문은 선방했지만 휴대전화와 TV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전체적인 이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휴대전화 부문이 2006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영업적자(1196억원)를 냈다. 휴대전화 판매량은 1분기 대비 13% 늘어난 3060만대로 외형상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이 크게 줄어 수익이 급감했다.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을 발 빠르게 내놓지 못해 고가 시장을 놓친 것이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LG가 강한 일반폰은 판매가격이 떨어졌다.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9.5% 감소한 281억원에 그쳤다. 경쟁 심화로 LCD TV 판매가격이 떨어진 데다 LG전자 해외 매출의 30%가 나오는 유럽에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LCD 등 부품 사업의 호황으로 5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데 반해, 부품 사업부가 없는 LG전자는 완제품 판매가 하락의 타격을 고스란히 입은 것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