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2차전지 불꽃튀는 ‘3파전’
입력 2010-07-28 21:05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 간 경쟁이 달아오른다.
중대형 2차전지는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순수전기차(EV), 하이브리드 전기차(HEV)를 합쳐 올해 120만대, 4000억원 규모 시장이 2015년엔 420만대 1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LG화학이다. 미국 빅3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이미 7개사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3500억원을 투자하는 배터리공장 기공식을 열기도 했다. 김반석 부회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화학은 이제 새로운 사업으로 더 큰 도약을 시작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LG화학은 10년 전부터 이 분야에 투자했지만 2006년 사업 매각설이 돌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배터리 성능은 조립능력이 아닌 배터리 자체 물질, 즉 소재에 대한 기술력에서 좌우된다”며 “화학기반의 소재기업인 우리가 이 분야에 강점이 있다”며 꾸준히 밀어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무겁고 성능은 떨어지지만 값이 싼 니켈수소 배터리 개발에 치중하던 것과 달리 성능 좋은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 주요 자동차 업체가 원하는 수준을 이뤄냈다. LG화학은 2013년까지 충북 오창 공장에 1조원, 미국 홀랜드 공장에 3500억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R&D)에도 꾸준히 투자해 업계 최강자로 도약할 방침이다.
소형 전기배터리에서 강세를 보였던 삼성SDI는 세계적인 자동차 전장 회사인 보쉬와 함께 2008년 합작사 SB리모티브를 설립,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명차 브랜드 BMW에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GM에서 분사된 세계적 전장부품 회사인 미국 델파이에도 상용차 리튬이온 전지를 단독 공급한다. 올해는 S&T모터스와 전기이륜차용 배터리 공급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합작사 설립시기를 감안하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보쉬의 뛰어난 자동차 기술을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에 접목, 기술 및 판매 마케팅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점이 최대 장점이다. 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자동차용 전지를 5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앞으로 10년간 5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에너지는 경쟁업체보다 상당히 뒤처진 상태다. 하지만 2005년 리튬전지용 분리막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등 부품 소재부터 최종제품 생산까지 생산 전반에 걸친 기술을 갖추고 있다. SK그룹 역시 이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선포했고 충남 서산산업단지 23만1000㎡ 규모에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