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본부측 ‘강흥복 체제’ 언제 출범하나
입력 2010-07-28 18:16
28일로 강흥복 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재선거관리위원회(본부측)로부터 감독회장 당선증을 받은 지 8일이 지났다. 아직 강 목사는 가시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의 취임식이 있을 제28회 총회도 아직 개최 소식이 없고, 감독회장 집무실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13일 감독회장 선거를 치르면 1주일에서 열흘 안에 총회를 열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 전날 장로회전국연합회 수련회에서도 그는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제29회 총회 감독 선거 일정도 나온 상황에서 정작 28회 총회 개최 시기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재선거를 지지했던 개혁연대 경기연회조차 성명을 내고 “임시 감독회장은 제28회 총회에 대한 구체적 일정과 계획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며 이 임시회장을 압박했다. 상황이 이렇자 교단 안팎에서는 여러 가지 의혹과 가설도 나돈다.
임시회장과 본부는 총회 개최가 늦어지는 이유로 ‘현실 여건’을 들고 있다. 우선 총회 정족수 문제가 있다. ‘6·3총회’ 진영은 본부 측이 총회 날짜를 공고하면, 같은 날 별도 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8월 초·중순이 휴가철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본부 측으로서는 성급히 총회를 열려다 정족수 미달로 실패할 경우의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3일 선거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패한 고수철 전용철 목사 진영을 끌어안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총회 개최를 놓고 임시회장과 강 당선자 캠프 간 미묘한 온도차도 전해진다. 이 임시회장은 “최대한 빨리 총회를 열어 넘겨주자는 방침”이라며 “다음달 6일이나 13일에 총회를 개최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저쪽(강 당선자측)에서 여러 현실적 이유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당선자는 “총회 날짜를 정한 뒤 치고 나가는 것이 필요한데 본부 측에서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양측이 최근 회동했을 때 임시회장 측 일부 인사가 “10월 연회감독들이 취임할 때 강 당선자도 함께 취임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 안정을 위해 임시회장 체제를 좀 더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이다. 현 상황을 두고 “양쪽 ‘충성파’들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이번 재선거에 대한 선거무효 소송 4∼5건이 법원에 연이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강 당선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편 ‘6·3총회’ 측 김국도 당선자는 전국 교회에 서신을 보내 “지난 13일 재선거라고 치른 선거에서 835표(15.4%), 즉 7분의 1밖에 지지를 못 얻은 사람이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며 강 당선자를 집중 공격했다. 김 당선자는 “감리교의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 본부 측이 일방적으로 실시하려고 하는 30일 연회감독 입후보자 등록에 후보들이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