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7·28 재보선] 野후보 단일화·거물급 출마가 유권자 관심 높였다
입력 2010-07-29 00:33
여름 휴가철에 실시된 7·28 재·보궐 선거는 당초 투표율이 낮을 거라는 우려와 달리 지난 재·보선과 비슷한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7·28 재·보선 투표율은 34.1%로 지난해 10월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 39.0%보다 4.9% 포인트 낮다. 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여름 휴가철에 치러진 2006년 7·26 재·보선 투표율 24.8%보다는 9.3% 포인트나 상승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로 접전지역이 늘었고, 거물급 정치인 출마로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상승한 것이 높은 투표율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강원도 지역 투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고, ‘MB(이명박 대통령)의 남자들’이 출마한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도 평균을 웃돌았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군 장성 출신인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와 민주당 정만호 후보가 맞붙은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으로 47.4% 투표율을 기록했다.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와 민주당 최종원 후보가 경쟁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도 투표율 45.1%로 비교적 높았다.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관심이 집중됐던 은평을과 충주의 투표율도 각각 40.5%와 43.6%를 기록했다. 특히 두 지역 모두 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민주당 장상(서울 은평을) 후보와 정기영 (충북 충주) 후보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 지역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여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선거 분위기가 고조됐고, 언론의 집중 조명으로 주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도 커져 투표율이 상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 계양을과 충남 천안을, 광주 남구 등은 투표율이 저조했다. 인천 계양을은 23.2%로 재·보선이 치러진 지역 중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충남 천안을과 광주 남구도 투표율이 각각 24.3%와 28.7%로 평균은 밑돌았다. 이들 모두 도시 지역으로 선거에 대한 낮은 관심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투표율이 더욱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재·보선 투표율이 30%를 밑돌면 여당이, 30%를 넘으면 야당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휴가철임에도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야권후보 단일화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의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단순한 투표율로 여야 간 유·불리를 따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