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한국기업도 조사… 국정원 요원 연관성 캐물어
입력 2010-07-28 21:41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리비아 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한국 기업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면서 “소환 조사는 아니었고 리비아 조사원들이 해당 기업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조사 기업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LG상사 등이 포함됐으며, 주로 추방된 국가정보원 요원과의 연관성을 캐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6일부터 1주일 동안 리비아에 머물며 갈등 수습에 나섰던 이상득 의원도 이날 “큰 기업에서 한 사람씩 조사받았지만 경미한 사안이었고 금방 풀려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리비아의 알-바그다디 알리 알 마흐무드 총리가 “최악의 상황은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해명을 철저히 해 달라. 오해는 풀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마흐무드 총리와의 세 번째 만남에서 이 같은 말을 들었다”면서 “양국 관계가 근본적으로 파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리비아에 구금된 구모 선교사 등의 석방 여부가 정보 당국 대표단의 교섭 결과와 연계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 정보 당국 대표단은 지난 20일부터 리비아 현지에서 교섭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양국 정보 당국은 세 차례 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보 당국의 대표단 협상과는 별도로 주 리비아 대사관 차원에서 국민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외교 소식통은 “아무래도 그쪽(정보 당국 대표단 협상)의 진행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리비아 사태는 특수해 어떤 식으로 일이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슬람권에서 기독교 선교가 문제가 될 경우 추방되는 게 일반적이다. 구 선교사의 경우 8년 동안 리비아에 살았고 현지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다. 현지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전모씨의 경우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잃게 된다. 외교부는 구씨와 전씨가 현지 생활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