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시름 덜어준 뜨거운 삼계탕 잔치… 신생교회 봉사 구슬땀 찬양 무대 곁들이며 복음 전파
입력 2010-07-28 20:33
“오랜만에 보신 제대로 했네요. 너무 고맙네요.”
삼복더위가 이어진 28일 서울역 광장 무료 급식소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삼계탕 잔치가 열렸다. 신생교회(김원일 목사) 성도들은 무더위와 삶에 지친 500여명의 노숙인들에게 삼계탕 한 그릇씩을 돌렸다.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 한일기독의원연맹, 한몽문화교류진흥원 등의 후원으로 제공된 삼계탕은 양과 질에서 시중의 어떤 것보다 나았다. 무엇보다 음식을 제공하는 이들의 정성이 듬뿍 들어 있었다. 삼계탕을 받아든 노숙인들 사이에서는 간간이 ‘할렐루야’ 소리가 들렸다.
8개월째 노숙 생활을 한다는 김모(46)씨는 “여름철 보양식으론 삼계탕이 최고”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봉사자들을 유심히 지켜보던 서모(55)씨는 “평소 왜 나만 고난을 겪느냐고 불평해온 점을 반성한다”면서 “지금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100여명의 봉사자들은 더 기뻐했다. 하얀 티셔츠를 선물로 나눠 준 남대식(75·신생교회)씨는 “노숙인들을 접대하며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 오히려 내가 더 감사하고 마음이 뿌듯하다”고 간증했다.
삼계탕 잔치는 복음성가 가수 김동국 박혜숙 최경희 최미향 차순금 요엘 투엘스와 함께하는 찬양 무대로 이어지며 흥을 더했다. 노숙인들의 입에서도 찬양이 절로 흘러나왔다.
김원일 목사는 설교를 통해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시련을 겪게 마련”이라며 “고난 뒤에 예수 믿고 천국 가는 큰 복을 받자”고 했다. 김영진 국회의원은 “노숙인들에게 배식하는 이 모습이야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칭찬하실 일”이라고 격려했다. 정연수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사회에 봉사하고 ‘정직한 노조상’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신생교회는 매주 주일과 수요일 서울역 광장에 세워지는 ‘거리의 교회’다. 1999년 김 목사가 노숙인들에게 복음으로 새 삶을 찾도록 해주기 위해 한두 명씩 설득해 예배를 드린 것이 이제 평균 300∼400여명이 모이고 있다. 또 경기도 양평에 ‘해돋는 마을’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노숙인과 알코올중독자, 출소자들에게 새 삶을 찾도록 돕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