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여자월드컵] 독일과 4강전 격돌… 2002년 월드컵 4강전서 패배 “우리가 오빠들 한풀이”

입력 2010-07-28 21:44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의 벽을 넘고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공격 루트를 찾고 수비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은 북한과의 8강전까지 경기당 3.3골을 넣을 정도로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7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트라이커 알렉산드라 포프를 비롯해 각각 2골을 기록 중인 미드필더 마리나 헤거링과 질비아 아놀드의 파상공세를 한국 수비진이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결승진출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은 1m74의 포프를 비롯해 헤거링(1m70), 아놀드(1m72) 등 신장이 좋아 측면 크로스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중 볼을 통한 득점에 유리하다.

반면 우리 수비수들 중에는 1m70을 넘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 팀 전체로도 골키퍼를 제외하면 미드필더 김나래(1m72)를 제외하고는 1m70을 넘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체격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팀 전체 신장에서도 독일이 1m70.4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1m65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팀은 반 박자 빠른 짧은 패스를 통해 미드필더에서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윤종석 SBS 해설위원은 “북한이 8강전에서 독일에 패한 가장 큰 원인은 신장 등 체격 열세에도 불구하고 롱 패스 위주의 경기를 한 데 있다”며 “한국팀은 패스 게임을 통해 볼 점유율을 높이고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해나갈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팀의 경우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지소연과 김나래가 강점을 보인 만큼 세트피스 상황을 최대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이영기 대표팀 기술위원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우리의 득점률이 50% 정도 되기 때문에 파울을 유도해 유리한 위치에서 세트피스의 기회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별 예선과 8강 멕시코전에서 보여준 어이없는 수비 실책을 줄이는 것도 승리의 핵심 요소다.

윤 위원은 “한국 선수들은 수비 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공만 쳐다보다 상대 선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협력 수비를 하고 크로스나 세트피스 이후 세컨드 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독일을 꺾을 경우 한국의 월드컵 우승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세계 최강 미국을 꺾은 나이지리아보다 대회 첫 출전에 4강까지 진출한 콜롬비아를 결승 상대로 만난다면 가능성은 더 높아지겠지만 두 팀 모두 독일보다 실력이 한수 아래이기 때문에 상승세를 탄 한국이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