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 서울예고, 주일에 전국무용대회 개최?
입력 2010-07-28 15:55
[미션라이프]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미션스쿨 서울예술고등학교(서울예고·이사장 김정국)가 주일에 전국 무용대회를 개최키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예고는 최근 제 33회 전국 초·중고 무용경연대회 예선을 오는 9월 4일(토), 본선을 9월 5일(주일) 각각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무용경연대회는 서울예고 진학은 물론 이를 통해 명문대 진학을 꿈꾸는 무용계 학생들에게는 결코 놓칠 수 없을 만큼 의미가 있는 대회라는 게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기독 학부모들은 주일에 본선 대회가 열리는 것과 관련해 “미션스쿨이 어떻게 주일에 전국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 A씨는 “그동안 서울예고에 대해 기독교 학교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렇듯 공식적으로 주일 행사 개최를 발표하는 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예술계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도록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신앙교육을 해도 모자라는 판에 신앙의 싹부터 자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기독 학부모들 역시 주일 행사를 원치 않지만 나서서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은 드물다. 자신의 자녀들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부 학부모는 서울예고에 전화해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학교 조용우 교감은 “그동안 주일에 무용대회를 연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학교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며 “교사든 학생이든 주일에 대회 여는 걸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 학교 무용부장 안윤희 교사는 “이미 전국적으로 공지를 한 상태여서 날짜를 바꿀 수는 없다. 올해는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주일 예배시간을 피해 오후 1시로 대회 시간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독 학부모들은 “무용의 특성상 분장하고 몸을 풀다 보면 대회를 오후 1시에 하더라도 당일 새벽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날짜를 바꾸지 않는 이상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예고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1953년 설립된 미션스쿨이다. 초대 이사장은 최초 국내 입국 선교사인 아펜젤러의 아들 헨리 도지 아펜젤러 선교사였다. 서울예고는 국립국악고등학교와 함께 국내 최고의 예술고등학교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