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비서관실 ‘박영준 라인’ 물갈이

입력 2010-07-28 01:06

청와대가 27일 비서관급 이하 행정관 인사를 마무리했다. 인사 대상자는 모두 142명으로 전체 행정관 인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재 보직에서 2년 이상 근무해온 행정관 109명 중 90명(82.6%)이 교체됐다.

눈에 띄는 것은 박영준 국무차장 라인으로 불렸던 인사비서관실의 윤모, 이모 행정관이 각각 대통령실장실과 지식경제비서관실로 이동한 점이다. 윤 행정관은 서울시 출신인 이른바 S라인으로 인수위 시절부터 박 차장과 함께 조각 및 청와대 인선 실무 작업을 맡았고, 이 행정관은 선진국민연대 사무처 출신으로 공기업 인사 등을 담당해 왔다. 윤 행정관의 후임에는 한나라당 출신으로 대선 캠프 때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회구 총무기획관실 선임행정관이 맡게 됐다. 또한 기획재정부 출신 공무원이 새로 충원되면서 인사비서관실의 정치색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명식 인사비서관은 지난번 비서관 인사 당시 유임됐으나, 조만간 단행될 개각 이후 부처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특정 인맥이 차지했다는 비판을 들어온 인사비서관실 진용이 사실상 물갈이된 셈이다.

청와대는 “업무연속성 등의 이유로 재배치 대상에서 제외된 장기근속 행정관들도 적절한 시점에 단계별 재배치 및 외부 전출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연설·정책홍보·홍보기획·해외홍보·시민사회·춘추관 등 일부 전문분야는 외부공모로 충원할 예정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집권 후반기에 새 진용 구축을 위해 상당한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평가들이 나왔다. 청와대는 행정관 인사를 마무리함으로써 한 달여에 걸친 청와대 조직 개편 및 수석 비서관 행정관 인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박선규 김은혜 전 대변인 등 지난번 비서관 인사에서 물러난 비서관 10여명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