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리비아 관계 미스터리] 리비아 진출기업 큰 피해 없을 듯

입력 2010-07-28 00:32

리비아와의 관계가 나빠지더라도 한국 기업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최악의 경우 국교 단절에 이를 수 있어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비아는 ‘4대 건설시장’으로 꼽히는 나라로 지난해 건설 수주액만 31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에도 지난 4월 원건설이 9억4100만 달러 규모의 토브룩 신도시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리비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모두 28곳이지만 이중 대형 건설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은 1인 지사 형식으로 현재 특별한 비즈니스가 진행되지는 않는 상태다.

업계에선 리비아 당국이 경제협력과 정치문제를 분리해 다루는 분위기가 강해 경제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폴리호텔 등 5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당장 별다른 피해나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3건의 공사를 진행 중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규인력이 투입될 상황조차 없어 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받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지난 20일 리비아전력청에서 발주한 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것을 경제방면의 피해가 크지 않다는 신호로 여기는 분위기다. 트리폴리 지역에 350㎿급 4기, 총 1400㎿ 용량의 발전소를 건설하는 이 공사는 총사업비 1조4800억원에 공사기간은 52개월이나 된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도 좋을 게 없다. 양국 간 갈등이 악화되면 수주 계약만 하고 착공하지 않은 공사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이 경우 총 11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당장 한국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40억 달러 규모의 트리폴리 도시철도 사업 수주경쟁부터 난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비아와의 국교 단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경우 예상했던 규모 이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