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부행장 전원 사표… KB금융 요동
입력 2010-07-27 21:26
‘어윤대식’ KB금융지주 인사개혁이 막을 올렸다. 지주 계열사 사장단은 물론 국민은행 부행장들도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은 어 회장의 ‘간택’을 받아야 재신임 여부가 결정된다. KB금융지주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
27일 KB금융에 따르면 최기의 전략그룹 부행장 등 13명의 부행장(대우 포함)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민병덕 전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신임 행장으로 승진 임용키로 확정한 지 하루 만이다. 최 부행장과 정 감사는 등기임원이어서 이사회 결정이 필요하지만 나머지 부행장은 사표가 수리되는 즉시 사임하게 된다.
앞서 25일에는 KB금융 8개 계열사 사장도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임영록 신임 지주 사장 내정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 금융지주 실적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국민은행의 임원진과 나머지 계열사 사장단이 신임 수뇌부 임명 전후에 일제히 사표를 낸 것이다.
이는 국민은행은 물론 다른 은행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신임 사장이나 행장이 인사개편을 추진하더라도 해당 임원 임기가 끝난 다음 논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인사 개편의 필요성은 있겠지만 정부 부처나 공기업이 아닌 민간 금융기관에서 이렇게 한꺼번에 물갈이에 나서는 것은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를 어 회장의 ‘속전속결’ 인사 스타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KB금융은 어 회장 부임 직후 다른 은행들에 임원들이 중도 사퇴할 경우 어떻게 예우하는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사퇴가 아니라 미리 준비해 온 인사방침이라는 의미다.
부행장 및 계열사 사장단은 신임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 외부 인사가 행장으로 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같이 일하던 부행장이 행장으로 승진하면서 자신들이 신임 행장에게 부담이 될까봐 재신임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29일 민 내정자가 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은행 임원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계열사는 임 내정자가, 은행은 민 내정자가 1차적으로 인사안을 마련한 뒤 어 회장과 상의해 최종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병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처럼 지주사 회장이 자주 바뀌는 경우에는 임원 교체가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행장 취임 전에 임원진이 일괄사표를 내는 것이 시기적으로 타당한지, 그로 인한 업무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