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차량용 블랙박스 잘 보고 사세요

입력 2010-07-27 18:22


차량용 블랙박스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증거자료로 유용하게 쓰인다. 하지만 성능표시가 표준화돼 있지 않다보니 사고 자료로 쓰기에 부족한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한마디로 성능이 크게 떨어져 제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블랙박스가 팔리고 있는데도 정부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는 소비자들이 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차량용 블랙박스 14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야간 식별성, 번호판 식별성, 시야각, 부팅 시간 등에서 성능이 낮은 제품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27일 밝혔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차량 앞쪽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주행과 관련된 영상을 촬영·저장하는 장치로 10만∼3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조사된 제품 가운데 6개는 야간에 영상을 찍더라도 차선이나 주위 차량 등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최근 4년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절반은 야간에 일어난 만큼 차량용 블랙박스는 어두운 환경에서 영상 품질이 중요하다.

뺑소니 사고처럼 가해자가 현장에 없는 경우, 번호판과 차량 종류가 녹화된 영상이 필요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일부 제품은 3∼4m 거리에서 번호판을 읽어내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 촬영이 가능한 범위(시야각)가 좁은 제품들도 있었다. 시야각이 좁으면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 부팅시간이 길면 운행 초기는 녹화가 되지 않는데 부팅에 40초 이상 걸리는 제품도 있었다. 부팅 시간이 5초 미만인 제품은 14개 가운데 4개뿐 이었다.

소비자원은 성능표시 표준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차량용 블랙박스 관련 제조업체 협회, 손해보험협회, 기술표준원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