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데이터 시장 선점 ‘신경전’ 치열
입력 2010-07-27 18:23
KT “2014년까지 5조원 투자 유·무선 네트워크 구축” SKT에 맞불
무선데이터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KT와 SK텔레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이 지난 14일 3세대(G) 이동통신망을 통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도입을 발표하자 KT는 27일 와이파이(무선랜)와 와이브로(휴대인터넷)망 확대 계획으로 맞불을 놨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장(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4년까지 4G 이통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과 3G, 와이파이, 와이브로 등 유무선 토털 네트워크 구축에 5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T는 현재 2만8000곳인 와이파이존을 연내 4만곳, 내년 말까지 10만곳으로 늘려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이파이존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현재 서울 및 수도권 19개시에 구축된 와이브로망을 오는 10월 5대 광역시로, 내년 3월엔 전국 84개시와 주요 고속도로로 확대한다.
KT는 토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내년 스마트폰 누적 가입자 600만명, 태블릿PC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고 두 부문에서 1조1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유무선 네트워크 확대 구축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커넥티드TV(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TV)의 등장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는 시대에 데이터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KT의 대책이다. 표 사장은 “3G와 LTE만으로는 폭발적인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으며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에 최적화된 와이브로와 와이파이망을 확대하는 게 가장 적절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3G와 LTE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한 것은 SK텔레콤을 겨냥한 발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3G망을 통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시행과 LTE 조기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유선 부문에서 KT에 열세인 SK텔레콤은 무선 서비스(3G와 LTE) 고도화를 통해 데이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로 한 것이다.
표 사장은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대용량 VOD(주문형 비디오)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무제한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1일 기준 사용량을 초과하는 가입자에 한해 일부 서비스가 제한되는 점을 꼬집은 것.
SK텔레콤은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망 과부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웹서핑 등은 일상적인 수준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명명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서 “KT가 강조하는 와이파이도 망 과부하 시 속도 및 품질 저하 현상이 일어난다”고 받아쳤다.
SK텔레콤은 “3G와 LTE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KT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3G 용량 확대 및 LTE망 구축을 통해 2014년에 현재 대비 40배 이상의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다”며 “해외의 많은 이통사들도 이동성이 없는 와이파이가 아니라 LTE 등 차세대 이통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