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 회견 “구 선교사 리비아 억류과정 철저 규명”

입력 2010-07-27 17:59


“리비아에 억류된 구 선교사 신변처리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상렬 목사 문제도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은 27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기총과 교회, 사회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소상히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우리 정부는 구 선교사가 왜 억류됐는지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고 외교적 문제라면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구 선교사의 고통에 동참하고 정부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법으로 방북한 한상렬 목사가 지난달 2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진 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천안함 희생 생명들의 살인 원흉’이라고 지칭하고 천안함 사건을 이명박 정권의 합동사기극일 수 있다고 한 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개인 영웅주의적 주장이 목사라는 직함 때문에 한국교회의 입장인 양 오도될 뿐 아니라 한 목사가 내달 15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한국교회 8·15 대성회’ 의미까지 희석시킬 수 있다고 이 대표회장은 경계했다. 따라서 한 목사가 소속된 교단은 묵인, 동조한다는 오해가 없도록 제재를 가해야 하고 정부는 법에 따른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인권 개선 노력과 더불어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설 뜻도 밝혔다. 그는 병들고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의 절규, 피의 소리에 침묵하는 건 자유인의 양심도, 신앙인의 양심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기총은 11월 4∼5일 KCC(북한 인권을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와 공동으로 북한인권대회, 통곡의 기도회를 가질 것이며 국회가 속히 북한인권법 및 중국 내 탈북여성이 낳은 3000여 고아들의 국내 입양법을 제정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은 3000여 고아들을 양육할 책임이 있고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식량 보내기 운동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2014년 총회 유치 성공과 관련, 이 대표회장은 “세계교회협의회(WCC) 2013년 총회의 반작용(맞불)이 아니다”며 두 총회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물론 한반도 평화 유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불과 20일 남짓 남은 한국교회 8·15대성회가 한국교회 전체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를 바란다”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장자교단으로 (이번) 연합 사업에 나설 줄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지난 20일 한기총 실행위원회 파행에 대해 “아름다운 변화를 시도하다 좌절됐지만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며 “선거관리 규정과 운영세칙은 전문 변호사들의 자문을 거쳐 잘 정리한 뒤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 감정과 정치적 입장, 집단 감정과 정치적 입장이 아닌 복음으로, 예수님의 마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배석한 문원순 한기총 서기는 “지난 실행위에서 대표회장과 서기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조차 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이 (상정된 걸로) 오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