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난간 위의 고양이

입력 2010-07-27 17:38

박서원(1960∼ )

그는 난간이 두렵지 않다

벚꽃처럼 난간을 뛰어넘는 법을

아는 고양이

그가 두려워하는 건 바로 그 묘기의

명수인 발과 발톱

냄새를 잘 맡는 예민한 코

어리석은 생선은 고양이를 피해

달아나고

고양이는 난간에 섰을 때

가장 위대한 힘이 솟구침을 안다

그가 두려워하는 건

늘 새 이슬 떨구어내는 귀뚜라미

푸른 방울 꽃

하나님의 눈동자 새벽별

거듭나야 하는 괴로움

야옹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