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장군의 믿음 저버렸다”… 北 월드컵 대표팀 사상비판 회부

입력 2010-07-27 17:45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포르투갈에 7대 0으로 대패하는 등 본선 3경기를 모두 진 북한 축구대표팀이 최근 혹독한 사상비판을 받은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지난 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선수들을 놓고 사상투쟁회의가 열렸다”며 “재일교포인 정대세와 안영학은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비공개로 6시간 동안 진행된 사상비판에는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박명철 체육상을 비롯해 종목별 선수들과 평양체육대학, 김일성종합대학 체육학부 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RFA는 “김정훈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을 무대에 올려놓고 체육성 산하 종목별 선수대표와 대학대표의 비판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대표팀 선수들을 한 명씩 내세워 김정훈 감독을 비판하게 했다”며 “이번 대논쟁의 내용이 ‘김정은 청년장군의 믿음을 저버렸다’는 것이어서 아마 김 감독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RFA는 신의주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종합선수단을 책임진 지도원(감독)이 출당을 당했다는 소문도 있고, 평양시 살림집 건설현장에 투입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가 없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축구대표팀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자 각종 강연회 등을 통해 후계자 김정은이 영도한 결과라고 선전했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