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영혼의 약국(63)

입력 2010-07-27 09:52

오늘 아침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세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기도하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그의 기도가 영 시원치 않았다. 뿐만 아니라 어리석기 그지 없었다. 그 사람의 기도는 이랬다.

“하나님, 제발 당신 곁에 가까이 가게 해 주세요.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꼭 맹세합니다만, 당신의 몸을 깨끗이 닦아 드리겠습니다. 더럽다면요, 또 몸에 이라도 있다면 모조리 잡아 없애 드리겠어요. 그리고 전 훌륭한 구두장이니까 당신께 꼭 맞는 구두를 만들어 드릴게요. 아무도 당신을 보살피지 않잖아요. 하나님, 당신을 보살펴 드릴게요. 병이라도 나신다면 제가 돌보고 병원으로 모시겠어요. 그리고 전 훌륭한 요리 솜씨를 갖고 있거든요.”

모세가 그에게 말했다.

“그만! 그런 엉터리 기도는 그만 둬! 너는 지금 뭐라는 건가? 하나님의 몸에 이가 들끓는다고? 하나님의 옷을 빨아드린다고? 도대체 누구에게서 그런 엉터리 기도를 배웠느냐?”

“그런 걸 배운 적은 없어요. 전 무식쟁이거든요. 저는 그저 제 형편대로 기도하는 거예요. 혹시 기도를 가르쳐 주실 수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모세는 기꺼이 기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는 넙죽 절하고 자리를 떴다. 모세는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했다.

“사람들을 내게 가까이 데려오도록 너를 거기 보냈더니 도리어 내가 사랑하던 사람을 떠나가게 했구나. 네가 가르쳐준 기도는 기도가 아니다. 기도는 법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하는 것이다. 사랑 자체가 세상의 모든 법인 걸 모르느냐? 그런데 너는 딴 법을 갖고 사는구나. 에이 고얀 놈!”

딴 사람의 기도를 간섭하지 말라. 사랑과 기도하는 법을 안다는 바보 같은 생각도 버려라. 남들이 어떻게 기도하든, 사랑하든, 그들에게는 그게 아주 적절한 것임을 알고 존중하라. 만약, 그대가 진정으로 기도를 한다면 말이다.

<춘천 성암감리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