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구금 종교인은 선교사 구씨 리비아 대표부 출국과 무관”

입력 2010-07-26 21:48

리비아에 장기 구금돼 있는 한국 종교인은 당초 알려진 고모 목사가 아니라 구모 선교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구 선교사가 리비아 당국에 의해 지난달 15일 기독교 선교 관련 책자를 반입한 혐의(불법 선교)로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구 선교사는 현지 대학 4학년에 재학하고 있었으며, 2002년부터 리비아에 체류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이 구씨와의 면담을 시도 중이지만 리비아 당국이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17일 리비아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전모씨도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의 혐의에 대해서는 리비아 당국이 함구하고 있다”면서 “(전씨의) 현지 지인들과 면담해본 결과 전씨가 구씨의 선교 활동에 연루돼 있으며, 주로 자금 조달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씨와 전씨의 신변은 리비아 당국자에 의해 간접 확인되고 있는 상태로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구씨와 전씨에 대한 우리 정부의 면담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재까지 리비아 당국은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리비아는 서구 기준과 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선교사와 현지 교민이 현지 당국에 의해 장기 억류되고, 지난달 하순 한국 주재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가 돌연 영사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리비아 정부 사이에 이상 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교 당국자는 “구씨 등의 억류 문제는 리비아 대표부와는 상호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주한 리비아 대표부가 정식으로 폐쇄되거나 철수한 게 아닌 것으로 안다”며 “직원 3명이 지난 6월 전부 휴가를 내고 출국함에 따라 이뤄진 일시적 업무 중단이어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