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심스런 대응… “한반도 평화·안전 위해 관련국들은 헌신해야”
입력 2010-07-26 21:33
중국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조심스러운 대응에 나섰다. 자칫 미국과의 정면 대결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25일 한국과 미국이 동해에서 대규모 합동 해상훈련을 시작한 것과 관련해 모든 당사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양 부장은 이날 빈에서 미하헬 슈핀델레거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계 당사자 모두 한반도 정세에 대해 평화와 안전을 조성하도록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강력한 어조로 반대해온 그동안의 흐름에 비해 다소 유연한 대응이다.
중국이 훈련이 시작된 이후 당초 예상과 달리 외교부 공식 논평 등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앞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강력히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었다.
실제로 중국은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의 움직임에 강한 경계심을 내비치며 적극적인 견제에 나섰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 일단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훈련장소는 서해에서 동해로 바꾸면서도 중국 압박을 오히려 강화하는 분위기다.
우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중국은 긴장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는 관련 계좌의 절반 정도가 중국과 연계돼 있어 자칫 불똥이 중국에도 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통해 남중국해 영토분쟁 문제를 제기해 중국의 지배력 강화에 제동을 건 것도 중국을 자극한다.
베이징 고위 외교소식통은 26일 “최근 일련의 상황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듯한 형국”이라며 “중국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