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외교 “북한서 살라” 발언에 민주 “이사 준비 됐나요”… ‘아전인수’ 여야

입력 2010-07-26 18:39

젊은 야당 지지층을 ‘친북세력’으로 표현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군대 비하’ 발언을 한 EBS 강사가 26일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민주당은 유 장관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6·2 지방선거 막판 “다행히 천안함 사태가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는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의 발언이 야권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던 것을 경험한 정략적 판단이다.

정세균 대표는 인천 계양을 김희갑 후보 지원 유세를 “시민 여러분, 모두 이사를 갈 준비가 되셨냐”는 말로 시작했다. 유 장관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젊은이들을 향해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 대표는 “유엔과 아세안 외교에 실패한 장관이 이런 망언을 했다”며 “재·보선에서 이 정권을 심판하자”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외교부 장관이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라며 “유 장관은 즉각 사퇴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유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일부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부 젊은이들이 안보문제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희망을 표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군대 가서 죽이는 것을 배운다”는 EBS 수능 강사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군에 대한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를 지탱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 군”이라며 “EBS가 뒤늦게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한다고 밝혔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고 차제에 구조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나 최고위원은 특히 “군이 무너지면 국가가 무너진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라며 “실제 교육현장에서도 이런 일이 왕왕 일어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국가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사람에게 어떻게 아이들의 교육을 맡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강주화 유성열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