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융규제'여파 수출대금 회수안돼… 아연괴 대금 460만달러 묶여

입력 2010-07-27 00:56

북한이 천안함 사건 이후 수출대금 회수 등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핵실험 이후 국제적인 금융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이 자체적으로 추가적인 금융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국제사회의 감시의 눈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26일 “외화벌이 수단인 북한 수출업체들이 수출대금 회수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천안함 사건 이후 상황이 훨씬 악화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일부 수출업체들은 수십만 달러를 수출하고도 수출대금은 1만∼2만 달러씩 여러 계좌에 쪼개 송금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대북제재 결의 1874호에 따른 금융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추가적 금융제재에 나서면서 북한 관련 계좌에 대한 국제사회의 거부반응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최근엔 북한과의 교역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북한 수출대금의 송금중계를 맡아왔던 상당수 중국과 홍콩 등 은행에서는 아예 송금중계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중국의 광산업계와 대북 무역상들에 따르면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생산업체 ‘조선마그네샤크링카공업총회사’는 대북 금융제재 이후 수출대금의 송금중계를 맡겠다는 외국계 은행이 없어 지난해 유럽에 수출한 460만 달러 규모의 아연괴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의 추가적인 금융제재 발표로 이 회사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마그네샤크링카공업총회사는 북한의 대표적 광물인 마그네사이트 생산 및 수출권을 쥐고 있는 업체다. 이 회사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마그네사이트 대부분을 한국에 수출해 왔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스위스에 본사를 둔 광산개발 업체인 ‘퀸테르미나’를 통해 내화물((耐火物)의 재료인 마그네샤 형태로 가공해 유럽에 수출하는 등 판로 다변화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다른 광물 수출업체 등 주요 수출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들은 수출하면서 물물교환 방식이나 현금 거래까지 나서는 형편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