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꿈의 전투기 ‘랩터’ 가세… 대규모 연합 편대비행

입력 2010-07-26 21:31

한·미는 동해 연합훈련 이틀째인 26일 적의 잠수함 탐지 및 격퇴 훈련과 양국 전투기들이 함께 참여한 대규모 편대비행을 실시했다. 최신예 전투기 F-22(랩터)가 연합훈련 사상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연합편대 비행은 적 전투기 공격으로부터의 항공모함 보호와 자체 전투력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놓고 이뤄졌다. 오후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와 중부 및 동부의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15K, F-16 등 30여대의 전투기가 동해 북부로 발진한 항모 조지워싱턴호 인근에 집결했다.

수십분간 상공을 선회하던 전투기들은 조지워싱턴호의 지시를 받고 4개 편대로 나눠 정렬하기 시작했다. 주한미군 F-16이 주력을 이룬 미 전투기 편대가 ‘V자’형 편대를 이뤄 조지워싱턴호 상공을 비행하자 F-15K 전투기를 선두로 한 한국군 전투기 편대가 뒤를 이었다. 해군 전자전기 EA-6B가 선두에 선 세 번째 대열에 합류한 F-22 2대는 잿빛 기체에 햇빛을 가득 받은 채 유유히 비행했다. 푸른 동해를 아래에 둔 전투기 수십 대의 질서 정연하고 위풍당당한 비행은 장관이었다. 군 관계자는 “전투기들이 일정한 대형을 유지하고 편대비행을 한다는 것은 고도의 훈련을 필요로한다”며 “이번 훈련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진행됐으며 이는 한·미 공군이 그간 최상의 연합훈련을 시행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합 편대비행은 한반도에서 어떠한 도발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규모 무력시위”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5시부터 조지워싱턴호와 우리 측의 아시아 최대 수송함 독도함, 한국형 구축함, 양국 잠수함 등 20여척은 ‘대잠 자유공방전 훈련’을 했다. 훈련은 구축함과 잠수함이 동해 수중으로 침투하는 적의 잠수함을 탐지, 식별해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11시쯤 조지워싱턴 항모전단은 경북 포항 동북쪽 160㎞ 해상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해상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9만7000t급 조지워싱턴호를 비롯해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1만4000t급)과 한국형 구축함(KDX-Ⅱ.4500t급), 미 이지스 구축함 등 13척이 참여했다. 8300t급 미 구축함 정훈호도 기동해 눈길을 끌었다. 정훈호는 한국계 미 해군 제독의 이름을 딴 구축함으로 하와이에 배치돼 있다.

조지워싱턴호 항모전단장 댄 크로이드 준장은 “북한의 주요 군사활동을 매일 관찰하고 있다”며 “어떤 도발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 합참의장도 조지워싱턴호를 방문해 훈련 상황을 살펴봤다.

훈련 사흘째인 27일에는 강원도 동부 지역에서 북한의 가상 기지를 대상으로 한 양국 전투기들의 공대지 사격 훈련이 실시되며 대잠·대공·대함 사격훈련, 해상특수작전부대 저지훈련 등이 이뤄진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