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의 ‘힘’… 예금, 금리인상후 9조 폭증
입력 2010-07-26 18:25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 예금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은행권 저축성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보다 14조1585억원 증가했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7영업일 기간에만 9조원이 증가했다. 하루 평균 약 1조2800억원이 은행 예금으로 몰린 셈이다. 지난 1∼8일 하루 평균 증가액이 858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 후 하루 평균 4000억원 이상이 더 늘어났다. 저축성 예금은 정기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은행의 고금리 월급통장 등의 저축예금을 모두 포함한다.
이 같은 흐름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졌던 상반기부터 이어져왔다.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이 전체 정기예금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월 말 기준 15.2%에 달했다. 이는 2002년 7월 말(15.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과 남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대체 투자 수단도 사라져 초단기 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집 금액이 늘어날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공동구매’ 예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최고금리가 연 4%대 초반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올라가면서 시중에 풀려 있던 돈이 만기 3개월이나 6개월짜리 단기예금과 공동구매 상품에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