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한달만에 50만대 판매 돌풍… 세계는 지금 스마트폰 ‘2차 대전’
입력 2010-07-26 21:26
삼성전자 안드로이드폰 ‘갤럭시S’의 국내 판매량이 26일 50만대를 넘어섰다. 출시 33일 만에 달성한 것으로 국내 휴대전화 판매 사상 최단기록이다. 갤럭시S 돌풍에서 보듯이 애플 아이폰을 무너뜨리려는 안드로이드폰 진영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애플의 독무대 시기가 끝나고 군웅이 할거하는 형국이다.
갤럭시S는 아이폰4의 국내 출시에 앞서 기선을 잡는 데 성공했다. 갤럭시S를 독점 출시한 SK텔레콤은 추석(9월 22일) 전에 100만대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정확한 글로벌 판매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해외 시장 판매량은 이미 1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르면 10개월 내 글로벌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동안 ‘아이폰 쇼크’로 허둥대던 업계가 서서히 안정을 찾고 애플과 맞붙을 실력을 갖춰가는 모양새다. 또 다른 토종 제조사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도 지난 15일 안드로이드폰 ‘베가’를 내놓으면서 “아이폰 3GS는 훌륭한 제품이지만 아이폰4는 무겁고 투박해 3GS보다 못하다”며 아이폰4와의 정면승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이 여타 업체들에 비해 앞섰던 운영체제(OS) 경쟁력과 단말기 반응속도도 업체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정보기술(IT) 전문지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가 최신 아이폰 OS인 iOS4와 구글 안드로이드 OS 2.2버전의 인터넷 로딩 속도를 비교한 결과 안드로이드 2.2버전이 2∼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측면에서 애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앱) 수는 여전히 안드로이드마켓을 압도하고 있지만 최신 앱은 양쪽에 모두 등록되는 것이 많다.
이처럼 안드로이드가 주목받는 가운데 올 연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로운 스마트폰 OS ‘윈도폰7’ 출시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윈도폰7은 시장에서 외면 받은 이전 OS ‘윈도모바일’에서 환골탈태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 고가인 스마트폰이 급격히 대중화되면서 중가 시장으로 넘어오는 것도 스마트폰 2차 대전의 변수다. 비싸도 고기능 제품을 사는 얼리 어답터들과 달리 대중 소비자들은 대체로 가격에 민감해 싼 제품으로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애플은 공교롭게도 아이폰4 안테나 수신불량 사태를 맞았다. 업계에선 이번 사건으로 애플의 아성에 균열이 생기고 반(反)애플 진영의 견제가 더욱 거세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 모델에서의 강점으로 휴대전화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노키아의 향방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LG경제연구원 손민선 책임연구원은 “독자 OS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노키아가 애플과 구글 등의 OS 공세에 밀려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한국 업체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