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필리핀 참사 딛고 이스라엘 선교 떠난다
입력 2010-07-26 18:18
2008년 8월 27일 오후 서울 봉천동 꿈꾸는교회로 믿기지 않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필리핀 북부 판가시난주 볼리나오의 한 도로변에서 승합차가 굴러 떨어져 탑승자 10명이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10명 중 5명이 박수진 담임목사 부부, 곽병배 청소년부 담당목사 부부, 박태성 청년부 담당목사 등 꿈꾸는교회의 리더들이었다.
교회는 한동안 충격과 비통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부목사들과 장로들이 중심이 돼 성도들을 추스르고 이끌어야 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현재의 박종철 목사가 새로 부임하면서, 꿈꾸는교회는 앞서 간 목사들의 비전 실현을 위한 시동을 다시 걸었다.
꿈꾸는교회 청년 40명은 27일 이스라엘로 단기선교를 떠난다. 다음달 8일까지 베들레헴과 예루살렘 등에 머물며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할 예정이다. 고 박수진 목사는 생전에 청년 복음화와 ‘백 투 예루살렘(Back to Jerusalem)’ 운동에 심혈을 쏟았다. 특히 로마서 11장26절의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받으리라”와 같이 유대인 구원을 선교 비전의 종착점으로 여겼다.
선교팀은 메시아닉 주(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유대인) 교회들과 협력해 문화 공연, 봉사활동, 길거리 전도 등 다양한 사역을 할 계획이다. 현지 마약치유센터를 방문해 마약중독자들을 위로하고,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활동도 잡혀있다. 특히 다음달 4일부터 개최되는 예루살렘 국제 예술제에 한국대표로 참여한다. 이 예술제는 전 세계 1만5000여명의 유대인이 참석하는 이스라엘 최대 축제로, 꿈꾸는교회는 예루살렘 시장의 공식 초청을 받았다고 한다. 선교팀은 그 자리에서 사물놀이, 부채춤, 태권도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공연을 벌인다.
태권도 시범에 나서는 송민수(28)씨는 “태권도를 통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녹이고, 그 안에 예수님의 향기를 채워 넣고 싶다”며 “선교를 떠나기 위한 훈련을 받으며 청년들 스스로도 성장해 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꿈꾸는교회 청년부 위경환 목사는 “이스라엘 사역은 선대 목사들부터 꾸준히 해왔던 일이라 청년들의 도전 의지도 강하다”며 “현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연 사역들이 메마른 이스라엘 땅에 복음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꿈꾸는교회는 고 박수진 목사 일행의 2주기를 맞아 지난 11∼17일 박 목사 등이 참변을 당할 당시 방문했던 필리핀 바기오 지역에 40여명의 단기선교팀을 파송했고, 다음달 2∼6일에는 중국의 한 공단에 40명 정도로 꾸려진 선교팀을 보낸다. 중국은 백 투 예루살렘 운동의 중요 길목이라 오래 전부터 선교에 힘써왔다고 꿈꾸는교회는 설명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