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선교 분담, 고통 분담
입력 2010-07-26 18:07
K선교사는 20년 전 모든 유산을 정리해 자비량 선교사로 남미 원주민선교를 위해 떠났다. 선교하면서 두 아들을 얻었는데 중3인 큰 아이는 현지학교 수업 적응 능력이 안 되는 아이다. 8세인 둘째는 다운증후군인데 자폐에 시력기능까지 상실한 중증 장애아다.
그런데 사역을 보조해주던 여선교사마저 결혼하기 위해 귀국해 버렸다. 사모선교사는 원주민선교를 하려면 두 아이를 데리고 다닐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녀는 장애아 자녀와 오지로 항상 떠나는 남편 선교사 사이에서 길이 안 보인다고 했다.
나는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시키는 것은 오지 선교와 똑같은 하나님의 사명이라 믿는 목사다. “선교사님 큰 아이는 한국 대안학교에 몇 년만 맡기시고 둘째 아이는 우리 교회 장애인시설에 맡기고 가십시오. 학교도 없고 장애시설도 없는 곳에서 이 아이들을 양육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교회가 키울 테니 선교사님은 원주민선교를 우리 몫까지 해 주십시오.” 못내 뒤돌아보며 또 보며 눈물짓는 선교사 부부의 등을 밀어 비행기에 태우고 나도 울었다.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