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멕시코 3대1로 꺾고 준결승 진출

입력 2010-07-26 19:10


한국 여자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 신화’를 달성했다. 남자 대표팀까지 포함할 경우에도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 루돌프-하르빅 경기장에서 개최된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C조 1위 멕시코를 3대 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은 29일 개최국 독일과 보훔에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골잡이 지소연(19·한양여대)과 정혜인(20·현대제철)을 투톱으로 세우는 4-4-2 포메이션으로 멕시코를 초반부터 압박했다. 간간이 멕시코의 빠른 공격에 위험한 상황을 몇 차례 맞기는 했지만 공중 볼을 비롯한 전반적인 볼 점유율을 높이며 우세한 경기를 펼쳐갔다.

양측의 0-0 균형은 전반 14분 이현영(19·여주대)의 왼발 골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소연이 미드필더 중앙에서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패스한 것을 이현영이 몇 차례 드리블을 해가다가 방향을 튼 뒤 왼발로 감아 찬 것이 멕시코 골대 구석에 꽂혔다. 골키퍼가 길게 손을 뻗었지만 미처 손을 쓸 수 없는 골이었다.

두 번째 골은 지소연의 발끝에서 나왔다. 지소연은 전반 28분 얻은 프리킥을 수비벽을 살짝 넘기는 기막힌 오른발 슛으로 멕시코 골문 구석을 열었다. 지소연은 이 골로 6골을 기록해 독일의 알렉산드라 포프(7골)에 이어 득점 2위를 기록해 독일과의 경기에 따라 득점왕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9분 정혜인의 왼발 슛이 골대를 살짝 비켜가는 등 2점을 지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공세적으로 나갔다.

하지만 멕시코의 파상공세에 한때 계속 밀리기도 했지만 부상 투혼을 발휘한 이현영의 후반 22분 두 번째 골이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8분 나탈리아 고메스 준코에게 중거리 골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허용하지 않고 2골 차의 리드를 유지한 채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대표팀 최인철 감독은 멕시코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최 감독은 “여러차례 팀 미팅을 가지며 포지션별 대응이나 멕시코의 주요 공격 루트 및 패턴,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멕시코가 세밀한 패스워크보다 롱 볼 위주의 공격을 하는 팀이기 때문에 두 번째 볼이 어느 쪽으로 가느냐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