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타격 달인’… 삼성 양준혁 은퇴선언

입력 2010-07-26 19:06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써왔던 ‘양신’ 양준혁(41·삼성)이 올 시즌이 끝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삼성은 26일 양준혁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3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입단하자마자 당시 해태 이종범을 제치고 신인왕을 수상한 양준혁은 이후 타석에 오를 때마다 타자 부문 기록을 새롭게 써왔다. 26일 현재 개인통산 2131경기 출장은 물론 최다타수(7325타수), 홈런(351개), 안타(2318개), 루타(3879개), 2루타(458개), 타점(1389개), 득점(1299개), 사사구(1380개) 등 도루를 제외한 모든 공격 부문에서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양준혁은 올해까지 18시즌 동안 통산 타율이 0.316이나 돼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2001년까지 9년 연속 3할을 쳤던 양준혁은 2002년과 2005년, 2008년에만 3할을 채우지 못했다. 타격왕도 데뷔 첫해인 1993년에 이어 1996년, 1998년, 2001년 등 네 차례나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홈런 1개에 타율 0.252(135타수 34안타), 20타점, 10득점으로 부진했지만 고향인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올스타전 최고령 홈런을 쏘아올려 ‘명불허전’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양준혁은 올스타전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박정권(SK)의 대체 선수로 출장해 3-8로 끌려가던 7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3점 홈런을 터뜨려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동안 올스타전 최고령 홈런 기록은 김재박이 지난 1991년 올스타전에서 기록한 37세 1개월이었다. 올스타전에서만 통산 4개의 홈런을 때려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선 것은 덤이었다. 양준혁은 “그동안 큰 부상 없이 운 좋게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는 행복한 선수였다”면서 “특히 나를 많이 사랑해 준 팬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으로 기회가 된다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마지막 힘을 쏟아 붓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양준혁의 의사를 존중해 은퇴 후 진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오는 9월 대구 홈경기 중 하나를 양준혁의 은퇴 경기로 지정해 고향 팬들의 축하 속에 정든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