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양국 항공기 200여대·함정 20여척… 한·미 ‘불굴의 의지’ 동해서 과시
입력 2010-07-25 18:21
‘불굴의 의지’라 명명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25일 시작됐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34년 만의 최대 규모다. 천안함 피격 사태에 따른 이번 훈련에는 양국 항공기 200여대와 함정 20여척, 병력 8000여명이 참가하며 28일까지 동해에서 실시된다.
한·미 함정과 항공기 등은 오후 속속 동해에 집결했다.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000t급)는 오전 7시 정박 중이던 부산항을 출발해 오후 늦게 훈련에 참여했다.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1만4000t급)과 4500t급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 최영함 등 우리 해군 전력도 동해에 집결했다.
양국 해군은 부산 근해와 동해 모처 등에서 만나 북쪽으로 함께 이동하면서 항공모함 호송 작전과 잠수함 침투 대응훈련 등을 전개했다. 경북 울릉도 일대에서는 대잠훈련을 실시했다. 일본의 요청에 따라 해상자위대 소속 대령 등 장교 4명도 조지워싱턴호에 탑승해 훈련을 지켜봤다.
한반도에서 처음 임무를 수행하는 미 공군 F-22(랩터) 전투기 4대를 비롯한 전폭기 슈퍼호넷(FA-18E/F), 호넷(FA-18A/C),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2000)와 한국군 주력 전투기인 F-15K 및 KF-16 전투기 등도 훈련에 참가했다.
이번 훈련은 연합전술 기동훈련, 대잠·대공·대함 사격훈련, 해상침투 특수전부대 차단훈련, 해저·해상·공중 등 다중 위협에 대비한 자유공방전훈련 등으로 진행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는 연말까지 매달 연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은 국방위원회와 외무성을 동원해 강력 반발했다. 국방위 대변인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을 “사상 최대 규모의 핵전쟁 연습소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의도적으로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는데 대응해 임의의 시기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보복성전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도 “우리는 핵 억제력을 더욱 다각적으로 강화하고 강력한 물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한·미 연합훈련으로 북한에 전군·전민 비상경계태세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 “북한군 각 군단과 특수병종, 기계화 부대와 민간 교도대 무력까지 모두 군사훈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