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이름에 유해야생동물까지… 지자체 상징種 ‘엉망’

입력 2010-07-25 18:46


전국 지방자치단체 상징물에 유해 야생동물이 대거 포함되고, 일부 지자체는 틀린 이름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을 대표하는 중요 생물을 상징 종(種)으로 지정해 보전한다는 법 취지와 전혀 다르게 운용되는 것이다.

25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까치는 서울시와 대전시 등 지자체 59곳에서, 비둘기는 광주시와 전남도 등 53개 지자체에서 상징 동물로 지정됐다. 지자체 선호 1·2위 상징 동물이 공교롭게도 모두 환경부가 지정한 유해 야생동물이다. 까치는 전봇대 위에 둥지를 트는데 도심에선 부족한 나뭇가지 대신 옷걸이, 철사조각을 쓰는 탓에 단선·정전 사고를 일으킨다. 비둘기는 병균을 옮기고 강산성 배설물이 건축물에 손상을 준다.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중복 지정도 문제다. 항구도시인 경북 포항시와 전남 여수시 등 21개 지자체는 갈매기를, 충남 예산군과 강원도 횡성군 등 19곳은 백로를 상징 동물로 채택했다. 흔한 동식물을 선택함으로써 종을 보존하자는 취지는 물론 지역 특색도 전혀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는 상징 생물의 이름을 틀리게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와 전북도 등 8개 지자체가 상징 꽃으로 지정한 백일홍은 멕시코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이와 비슷한 우리 토종 꽃은 ‘배롱나무(꽃)’이며, 백일홍과는 다른 종이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가 상징 꽃으로 소개하는 ‘산목련’과 ‘함박꽃’도 각각 올바른 이름인 ‘함박꽃나무’와 ‘작약’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