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울릉도 인근 침투 ‘가상의 北잠함’ 어뢰로 격퇴

입력 2010-07-25 20:14


천안함 피격 사태에 따른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나흘 일정으로 25일 시작됐다.

지난 21일 부산항에 입항했던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000t급) 승무원들은 오전 7시 출항에 앞서 항모에 탑재된 전폭기 슈퍼 호넷(FA-18E/F)과 호넷(FA-18A/C)의 미사일을 점검하고,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2000)의 유리창을 닦는 등 훈련 준비에 구슬땀을 흘렸다. 조지워싱턴호의 비행단장 로스 마이어스 대령은 “이번 훈련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에 하나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 항모에 탑재된 전투기들이 북한으로 출격할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조지워싱턴호과 함께 부산항에 들어온 존매케인함과 매켐벨함,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던 라센함(이상 8000t급)도 일제히 동해로 향했다. 한국형 구축함(KDX-II·4500t급) 문무대왕함과 최영함도 부산기지를 떠나 오후 늦게 훈련 해역에 도착했다. 7함대 소속 원자력 잠수함도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서 동해로 이동했으며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최신예 전투기 F-22(랩터) 4대도 오산 공군기지에 안착했다.

한·미 해군은 오후 늦게 경북 울릉도 일대에서 첫 일정인 대잠훈련을 실시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해군 전력 20여척 가운데 일부가 오후 늦게 울릉도 인근에서 합류해 첫 훈련인 대잠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미 해군이 이번 대규모 무력시위의 첫 번째 일정으로 대잠훈련을 계획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훈련이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한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피격된 것에 따른 대응 훈련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항모호송작전도 실시했다.

대잠훈련은 한·미 연합군이 울릉도 인근 해역에 은밀히 침투한 북한의 가상 잠수함을 탐지하고, 어뢰 또는 폭뢰로 공격하는 것이다. 해상초계기(P-3C)와 링스 헬기가 소노 부이(음파탐지기 부표) 등을 이용해 잠수함 탐지에 나서고 이어 구축함과 초계함이 음파탐지기를 통해 잠수함의 위치를 확인한다. 위치 확인이 끝나면 초계함이 다가가 폭뢰를 투하하거나 우리 잠수함이 어뢰 발사를 준비한다.

연합군은 26일부터 본격적인 해상기동훈련과 공중급유훈련을 하고, 양국 공군 전투기들이 북한의 가상 미사일 기지로 상정한 강원도 태백산 인근 지역에 대해 공대지 미사일을 실제 발사하는 실무장 합동타격훈련도 실시한다. 또 특수전 침투 해상저지 작전, 해상·수중·공중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다양한 위협에 대한 ‘다중 위협화 자유 공방전’과 F-22와 F-15K 등이 함께 편대를 이뤄 훈련하는 연합편대훈련도 실시된다.

26일에는 이번 훈련에 처음 참가하는 F-22를 언론에 공개하고 공중급유훈련도 갖는다. 이때 조지워싱턴호에서는 전폭기들의 이착륙 훈련이, 독도함에서는 해상수송훈련도 이뤄진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