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1976년 ‘도끼만행’ 대응훈련땐… 美 본토서 전투기 발진, 항모 미드웨이 출동
입력 2010-07-26 00:10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1976년 8월 18일 발생한 북한의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양국이 실시한 연합훈련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군 관계자는 25일 “한·미 양국이 천안함 피격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가를 이번 훈련 규모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2명의 미군 장교 희생자가 발생한 도끼만행 사건은 당시 JSA 내 제5관측소 앞에 있는 미루나무의 가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국 내에서는 항공모함을 파견해 북한을 대대적으로 응징한다는 의견과 B52 전폭기를 JSA에 급파해 미루나무와 북한 초소에 폭탄을 투하한다는 계획도 거론됐다.
하지만 확전을 피하기 위해 문제의 미루나무를 제거하기로 했다. ‘폴 버니언 작전’으로 명명된 미루나무 제거 작전을 위해 미국은 대규모 전력을 한반도에 전개했다. 함재기 65대를 탑재한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미드웨이호(5만5000t급)와 5척의 호위함이 동해로 진입해 북한 해역을 향해 서서히 북상했다. 이와 함께 미국 본토에서 핵 탑재가 가능한 F-111 전투기 20대, 괌 기지에서는 B-52 폭격기 3대가 이동했고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도 F-4 24대가 한반도 상공을 선회했다. 북한도 노농적위대 등에 전투태세를 명령했지만 이번 작전에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불굴의 의지 작전’에도 이에 못지않은 전력이 전개된다. 퇴역한 미드웨이호보다 규모가 2배나 되는 조지워싱턴호(9만7000t급)가 함재기 60여대와 호위함 3척을 이끌고 훈련에 참여한다. 당시에는 배치되지 않았던 핵잠수함도 참가한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전투기 가운데 가장 전투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F-22(랩터) 4대가 참가한다.
폴 버니언 작전 때는 미 본토와 괌에 있는 전투기까지 동원됐다. 당시는 자칫하면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는 북한에 경고하는 성격의 훈련이라 굳이 본토 전력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미국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