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변화 진보진영 불만 인정”… 오바마,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우군 다잡기 나서
입력 2010-07-25 18:52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진보 진영 다독이기에 나섰다.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다시 힘을 모을 것을 당부하는 차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넷루츠네이션(Netroots Nation)’ 연례 총회에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넷루츠는 인터넷을 통해 정치활동을 펴는 블로거 등을 지칭하는 용어로, 진보적 넷루츠는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의 강력한 원군이었다.
그는 동영상 메시지에서 “더딘 변화에 대해 민주당 내 일부 진보세력의 불만을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워싱턴 정치의 변화를 위해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더딘 변화’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중 건강보험에서 공공보험제도가 빠진 것,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아직도 끝내지 못한 것,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하지 못한 것 등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가 “변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실패한 공화당 정책으로 회귀할 것인지에 관한 선택”이라면서 “변화를 이뤄내긴 매우 어렵지만 2008년처럼 힘을 합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진보 진영에 호소했다.
진보적 유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처럼 쉽게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그가 진보적이기보다는 대부분 중도주의적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정치분석가들은 진보 진영이 ‘너무 정치적 현실을 감안하는 대통령이 나약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은 중도주의적 정책을 펴면서도 진보 진영과 과감하게 분리되지 못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자기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보 진영도, 중도 성향 유권자들도 모두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가 지난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도 성향 유권자 중 공화당 지지율이 44%, 민주당 지지율이 36%로 나타났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