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연합훈련에 北 경거망동 말아야

입력 2010-07-25 19:00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응한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가 어제 시작됐다. 동해에서 28일까지 이어지는 ‘불굴의 의지’는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와 최고 성능의 F-22 전투기, 한국의 수송함 독도함과 구축함 문무대왕함, 최영함 등 모두 20여척의 선박과 200여대의 항공기, 병력 8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이번 훈련으로 한·미 연합 전력의 압도적 위력을 과시해 북한으로 하여금 다시는 군사도발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경고해야 한다.

북한은 “보복 성전을 개시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는 “강력한 핵 억제력으로 당당히 맞서나갈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이나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과장이 섞인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연합훈련에 대해 미사일 발사나 직접 공격 같은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럴 경우 저들의 구호처럼 “덤벼들면 단매에” 박살날 것은 불 보듯 환한 일이다. 북한이 겉으로는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부인하고 있으나 진실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을 터다. 경거망동으로 불행한 사태를 일으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훈련으로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특히 중국의 반발로 연합훈련 장소가 당초 계획인 서해에서 동해로 바뀌었다. 이를 선례로 중국이 서해를 내해(內海)로 간주하는 억지를 거듭할까 우려된다.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종주국 노릇을 하려 드는 중국은 연합훈련이 동북아의 안정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천암함 사건에서 보듯 이 지역의 안정을 깨는 것은 북한의 도발이다. 연합훈련은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불가피하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는 군사훈련뿐 아니라 금융 제재까지 준비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연합훈련보다 더 두려워하는 게 김정일의 은닉 계좌를 비롯한 무기수출 및 마약 대금 등 불법 자금에 대한 동결 조치다. 북한이 체제의 파국을 피하려면 도발 행동 중단과 믿을 만한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는 등 근본적인 자세 변화를 보여 주어야 한다. 말로만 아무리 6자회담을 주장해봐야 누구도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