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 ‘블랙베리 증후군’ 주의보
입력 2010-07-25 17:51
스마트폰이 인기다. 지하철이나 직장에서 고개를 쭉 빼고 숙인 채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잦은 스마트폰 사용이 손가락이나 손목 등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관절 전문 병원 등에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목이 아프거나 손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은 25일 “출퇴근 길이나 휴식시간에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이메일 등을 2∼3시간씩 즐기다 보니 어깨가 무겁다거나 손가락이 뻐근하고 감각이 둔해졌다는 중장년층 남성들이 종종 찾아온다”고 말했다.
우선 우려되는 것이 손가락과 손목 건강이다. 스마트폰은 별도의 자판이 필요 없이 터치 스크린을 통해 데이터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장시간 터치 펜이나 손가락 끝을 이용해 입력을 반복하다 보면 손가락이나 손목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특히 다른 버튼을 누르지 않으려고 손가락을 곧추 세워서 손 끝으로만 터치하려는 과정에서 일반 휴대전화에 비해 손가락과 손목 관절에 더 많은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것. 이미 미국에서는 이런 경우를 ‘블랙베리증후군’으로 부르며 정식 직업병으로 인정했다. 인기 스마트폰 기종에서 이름을 딴 블랙베리증후군은 기기 조작과 문자 입력을 위해 엄지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나타난 관절 질환을 뜻한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엄지 뿐 아니라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까지 아프거나 감각 이상이 온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는 팔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이 손목의 인대에 눌려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질환으로 어느 순간 힘이 쭉 빠져 손잡이, 펜 등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거북목증후군’도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보통 눈높이 보다 낮은 화면을 내려다보기 위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 장시간 이런 자세를 유지하면 자신도 모르게 구부정해지면서 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굽어 나오는 것이다. 이 경우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자주 뭉치고, 심한 경우 목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
고 원장은 “뼈와 관절이 약한 40대 이후 중년층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스마트폰 사용 중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건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