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유럽문화에 빠져볼까… 흑해권·러시아·스페인 공연 잇따라

입력 2010-07-25 17:41


공연은 한 나라의 정서와 문화를 반영한다. 공연을 보는 건 그 나라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이다. 여름 휴가철 외국 여행을 포기했다면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 외국에 온 분위기를 내보자.

흑해권 5개국 다양한 민속문화 소개

◇흑해의 정취= 외교통상부가 주최하는 흑해문화축제는 흑해 연안 나라인 그루지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고 터키의 민속 공연이 준비된다.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필립 쿠테프가 설립한 필립 쿠테프 국립민속공연단은 고풍스러운 민속 문화를 바탕으로 발칸반도의 다문화적 특색을 접목시킨 공연을 선보인다. 키예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비르스키 국립무용단과 그루지야 라샤리 민속무용단은 전통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춤을 보여준다. 터키 민속음악의 진수를 보여줄 터키 귤친 야히야 카차르 앙상블은 숙명가야금연주단과 합동공연에서 두 나라의 현악기가 빚어내는 앙상블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 외에도 각 나라 대사관과 문화원의 협조로 흑해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8월 5∼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02-3216-1185).

국립발레단, 볼쇼이발레단과 무대

◇러시아의 전통= 올해로 수교 20주년을 맞은 러시아의 공연도 잇달아 소개된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아시테지 여름축제에서는 두 편의 러시아 공연이 펼쳐진다. 사마라트 극단의 ‘팔림세스톤’(27∼29일)은 인생이 아무 것도 아닌 것에서 시작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끝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최소한의 장치로 연극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기 좋다. 하바로프스크 주립인형극단의 ‘중얼중얼 하하하’(30일∼8월 1일)는 디지털 3D영상을 배경으로 열리는 개성 넘치는 인형극이다. 한 소녀가 신비한 숲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두 공연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올려진다(02-745-5862).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과 함께 ‘라이몬다’를 준비한다. 클래식 발레의 거장 마리우스 프티파의 마지막 작품인 ‘라이몬다’를 볼쇼이 발레단의 전설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새롭게 창조한 버전이다. 프티파의 고전 발레 양식과 볼쇼이 특유의 화려한 테크닉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스페인 민속춤, 헝가리풍의 다양하고 경쾌한 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는 하이라이트로만 소개됐고 전막 공연은 처음이다. 김주원 김지영 이동훈 김현웅 등 국립발레단 무용수와 볼쇼이 발레단 무용수들이 번갈아 주역을 맡게 된다. 9월 25∼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02-587-6181).

20세기 스페인 연극 걸작 ‘이해관계’

◇스페인의 열정=극단 레몬이 선보이는 연극 ‘이해관계’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스페인 출신의 작가 하신토 베나벤테의 작품이다. 20세기 스페인 연극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소극 특유의 기발함과 반전, 재치, 웃음, 풍자 등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떠돌이 모험가 레안드로와 크리스핀이 부정하게 부를 모은 노인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계획을 짜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이해관계를 이용해 음모를 꾸미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27일부터 8월 11일까지 대학로 더 씨어터에서 공연된다(1544-3901).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