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
입력 2010-07-25 17:47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두 관절염은 모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그러나 환자들은 스스로 느끼는 증상만으로 이 두 관절염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병원에서 검사를 해봐도 정확하게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이 무슨 병인지 알아도 치료가 쉽지 않은 마당에 무엇 때문에 관절이 아픈지 헷갈리니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관절염으로 인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두 관절염의 같고도 다른 점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관절염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 있어야 의료비 낭비를 줄이고, 통증도 쉽게 물리칠 수 있다.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은 똑같이 관절 부위에 생긴 염증으로 관절이 붓고 아픈 질환이지만 발생 원인과 진행 양상이 다르다. 당연히 치료 행위도 다르게 전개된다.
흔히 관절염은 노인들이 겪는 질환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퇴행성관절염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의 혹사와 노화로 인한 무릎 관절 내 연골의 마모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5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한다. 반면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소아기에 생기기도 할 만큼 젊은이들에게 잘 생긴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시스템이 우리 몸(관절 활막) 자체를 공격하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을까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보통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많이 사용해서 생기는 퇴행성’이라고 하지 않고 ‘자가 면역 이상’ 질환으로 분류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류머티즘에 의한 관절염은 손가락이나 손목, 발가락, 발목 등과 같이 작은 관절에 많이 나타나지만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관절이나 엉덩이, 척추관절처럼 비교적 큰 관절에 주로 발생한다. 물론 손가락에 퇴행성관절염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주로 손가락의 가운데 마디에 생기는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달리 손가락 끝마디에 염증이 생기는 점이 다르다.
이밖에도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좌우 양측에 대칭적으로 발생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은 그렇지 않다. 또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휴식 후에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관절이 매우 뻣뻣한 ‘조조 강직’ 현상이 있고 대부분 1시간 이상 지속된다. 이에 반해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쓴 뒤 심해져 아침보다는 저녁 때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주의해야 할 것은 두 질환의 진행 양상이 이렇듯 사뭇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경우 발병 12년 안에 뼈와 연골의 손상과 변형이 급속히 진행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난치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퇴행성 관절염과 마찬가지로 발병 초기에 항류머티즘제 등의 약물을 적극적으로 쓰면 관절 손상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민도준 류우마네트워크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