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아트릭 위 우회술, 동양인 체형에 맞게 조정된다

입력 2010-07-25 17:51


고도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시술되는 ‘베리아트릭 위 우회술’에 관한 동양인 가이드라인이 새로 만들어진다. 베리아트릭 위 우회술이란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으로 이어지는 위장을 3대 7 비율로 분리, Y자 모양으로 소장과 직접 연결해주는 수술을 말한다(본보 19일자 22면 헬스파일 참조).

순천향대병원 외과 허경열(사진) 교수는 제1회 아시아당뇨수술 권고안 채택을 위한 회의가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렸다고 25일 밝혔다. 이 회의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과 일본, 홍콩,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현재 당뇨수술을 하는 의사들이 참석했다. 허 교수는 이 자리에서 ‘변형 축소 위 우회술을 통한 한국형 당뇨병 수술의 결과’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들이 동양인에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한 것은 기존의 베리아트릭 위 우회술이 미국인 등 서양인 체형을 위주로 개발된 치료법이어서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의 크기가 작은 동양인 체형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허 교수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당뇨병 환자 가운데는 서양인과 달리 체질량지수(BMI)가 25점 안팎에 불과한 저체중 마른 당뇨 환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기존 서양인 위주의 가이드라인은 BMI가 30점을 넘을 경우에만 베리아트릭 위 우회술을 시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BMI 25∼29점 수준의 마른 당뇨 환자들은 수술을 통한 당뇨 치료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 가이드라인에는 베리아트릭 위 우회술 적용이 가능한 BMI 기준이 대폭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허 교수는 “새 가이드라인은 당뇨수술을 하는 아시아 지역 의사들의 공동명의의 ‘타이베이 선언’ 형식으로 곧 정리돼 연내 국제 학술지를 통해 공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