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야외활동 ‘햇빛 화상’ 주의보… 45∼100분 노출땐 피부 화끈화끈 자외선 B의 ‘심술’

입력 2010-07-25 17:47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햇빛 화상’에 대한 진료심사 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폭염이 본격화되는 8월에 환자가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월이 연중 기온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바캉스철을 맞아 야외활동이 늘면서 피부가 햇빛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햇빛 화상은 자외선이 피부의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주로 한낮 햇빛이 강할 때 많이 나타난다. 아무리 차단제를 발랐다고 해도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 A, B, C의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강력한 세포 파괴 능력이 있어 햇빛 화상을 포함해 기미, 주근깨 등을 부르는 것은 자외선 B다. 분당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김현주 원장은 25일 “인종에 따라 피부색이 달라 자외선 노출 시 햇빛 화상을 입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동양인의 경우 자외선 B에 45∼100분 정도만 노출돼도 붉은 기가 나타나며, 이때 ‘1도 화상’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햇빛에 의한 1도 화상은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쓰라린 통증이 있으며 가려운 증상과 함께 피부가 벗겨진다. 2도 화상은 붉기가 심하며 붓거나 수포(물집)가 생기고 오한, 발열, 오심, 구토 및 쇼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3도 화상은 그 부위가 하얗게 변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김 원장은 “예년의 경우 8월에는 평균 10명 이상의 햇빛 화상 환자가 찾아온다”면서 “대부분 1도 화상 상태이며 홍반으로 따끔거리는 통증과 지속적인 열감(화끈거림)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햇빛 화상을 입었을 때는 화끈거리는 부위를 냉수로 진정시켜 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화상 부위를 하루 서너 번 20분씩 찬물(혹은 찬 우유)이나 찬 수건으로 냉찜질해 주고,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면 20분씩 하루 서너 번 찬물 샤워를 해 준다. 샤워 시 비누나 샴푸를 쓰면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자극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면 특히 보습에 신경 쓰되 화장은 최소한으로 해 자극을 줄여야 한다.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 7∼8잔의 물을 꾸준히 마셔주는 것도 잊지 말자.

달아오른 피부에 감자나 오이, 녹차, 알로에 등을 이용해 팩을 해주는 것도 좋다. 특히 감자팩은 햇빛에 탄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비타민C가 많이 함유돼 있어 미백 효과도 볼 수 있다. 단, 감자의 싹이 난 부분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다른 부위를 이용한다. 강판에 간 감자에 거친 피부를 유연하게 만드는 사과즙과 밀가루를 섞어 팩을 하면 효과를 2배로 높일 수 있다. 오이는 비타민C가 많은 꼭지 부분을 이용한다. 오이를 강판에 얇게 갈아서 화상 부위에 올리거나 꿀, 밀가루 등과 섞어 팩을 해도 좋다.

화상 입은 부위는 절대 긁거나 비비는 등 자극을 주면 안 된다. 손상된 피부는 ‘피부지질 보호막’이 파괴된 상태이기 때문에 약한 자극에도 쉽게 상처가 나거나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물집이 잡혔다면 일부러 터트리지 말고, 피부가 벗겨진다고 억지로 뜯어내지도 말고 전문의 치료를 통해 2차 감염이나 흉터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피부 허물은 자연스레 새살이 차오르면서 저절로 벗겨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때수건 등으로 밀어내거나 벗겨지는 피부를 손으로 잡아 뜯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허물이 벗겨질 땐 너무 뜨겁지 않은 스팀 타월을 이용해 수분을 공급해 준 뒤 미백 크림과 에센스를 1대 1 비율로 섞어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장 흔한 1도 화상의 경우 이 같은 응급처지만 잘하면 후유증이나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2도 이상의 화상이라면 항히스타민제나 부신피질 호르몬 등을 사용하는 전문 피부과 치료를 받아야 뒤탈을 막을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