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끼 넘쳤어”… 기자단 투표 MVP 선정 영예

입력 2010-07-25 18:54

홍성흔의, 홍성흔에 의한, 홍성흔을 위한 프로야구 올스타전이었다.

롯데 홍성흔(33)이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MVP인 미스터올스타에 선정됐다.

올스타전은 홍성흔의 독무대였다. 일찌감치 올스타 베스트 10 팬투표에서 역대 최다인 81만8269표를 얻어 인기를 독차지한 홍성흔은 딸 화리와 함께 미키마우스 머리띠 분장을 한 채 구장에 나타나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이라이트는 올스타전 1회 첫 타석. 얼굴에 수염을 붙인 채 등 이름에는 ‘최다득표’, 등 번호에는 ‘감사’라고 새긴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홍성흔은 곧바로 투런 홈런을 작렬시켜 팬들을 열광시켰다. 홍성흔은 다음 타석에서도 넥센 마스코트 턱돌이와 댄스를 추는 등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팬들에게 큰 볼거리를 선사했다. 1회 추격의 불을 댕긴 중월 투런포, 7회 솔로포를 터뜨린 홍성흔은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총 45표 중 31표를 얻어 미스터올스타로 선정됐다. 최다득표로 상금 200만원을 챙긴 홍성흔은 MVP 트로피와 함께 KIA 자동차가 제공한 K5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고 홈런 상금(1개당 30만원)까지 60만원을 받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김현수(두산)와 황재균(롯데)도 올스타전의 스타였다. 김현수는 올스타전의 백미인 홈런레이스에서 총 10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홈런 10개는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레이스가 시작된 후 가장 많은 숫자. 홈런레이스에는 투수 류현진(한화)과 봉중근(LG)도 나서 눈길을 끌었다. 두 명 모두 각각 홈런 한 개씩을 터뜨리며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최근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한 황재균(이스턴리그)은 9회말 8-8 무사 만루 상황에서 최근까지 한솥밥을 먹던 넥센 손승락으로부터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며 올스타전 대미를 장식했다.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는 순간 웨스턴리그 소속이지만 최근까지 한솥밥을 먹은 강정호(넥센)가 제일 먼저 달려나가 기뻐하며 물을 퍼붓는 장면도 이색적이었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