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설기현, 두 ‘올드보이’ 화려한 귀환

입력 2010-07-26 00:18

왼쪽 눈 실명에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름을 날렸던 ‘샤프’ 김은중(제주). 10년 동안 해외무대에서 명성을 드높였던 ‘스나이퍼’ 설기현(포항). 서른한 살의 동갑내기인 두 선수가 올해 K리그에서 ‘올드보이’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고 있다.

별명답게 날카로운 플레이와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자랑했던 김은중은 98년 11월 중국과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2000년대 초까지 15경기에서 5골을 터트리며 첫 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왼쪽 눈 실명이 밝혀지면서 더욱 각광을 받았던 그였다.

김은중은 2007년 무릎 부상으로 점차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는 중국 창사로 옮기면서 그대로 잊혀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김은중은 올해 제주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복귀한 뒤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고 있다.

김은중은 24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14라운드 인천과의 원정경기에 주장 완장을 차고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2골-1도움으로 원맨쇼를 펼치며 3대2 재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김은중은 최근 5경기에서 7골, 4도움을 올리며 신바람 축구를 이어가고 있다. 김은중의 활약에 힘입어 제주는 올 시즌 정규리그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하며 1위(8승4무1패)에 오르는 최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동점골을 넣어 4강 신화의 초석을 마련했던 설기현도 K리그 데뷔 3경기 만에 첫 골을 넣었다. A매치 83경기에서 19골을 기록하고 있는 설기현은 2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5분 오른발 강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2000년 벨기에 앤트워프에 진출한 이후 잉글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유럽과 중동 무대를 거친 뒤 올해 1월 포항에 입단하면서 뒤늦게 K리그에 몸담은 설기현은 왼쪽 무릎연골 파열로 남아공월드컵행이 좌절됐지만 이날 골로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과시하고 있다. 포항은 후반 16분 동점골을 내줘 1대1로 비겼다.

조광래 신임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대구와 1대1 무승부를 기록했고, 부산-전남전도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