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도록 인질극…20대 “결혼 허락해달라” 옛 여자친구 어머니 살해한 듯

입력 2010-07-24 00:36

20대 남성이 헤어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아파트에 가둬놓고 인질극을 벌였다.

박모(25)씨는 23일 오후 4시쯤 서울 중화동 여자친구 김모(26)씨의 15층 아파트에서 문을 잠그고 밤늦게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박씨는 “결혼을 허락해줄 때까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김씨 어머니 송모(49)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송씨를 흉기로 찔렀다.

김씨는 아파트 1층 주차장에 있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가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씨와 이미 헤어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는 경찰과 119 구급대원 70여명이 출동했고 투신에 대비해 에어매트가 설치되기도 했다.

아파트의 한 주민은 “박씨가 스토커 기질이 있어서 일주일 전쯤에도 아파트에 들이닥쳐 행패를 부렸다”며 “김씨는 얼마 전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그 이유도 박씨를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물리력을 써서 진입하면 인질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어 인질극이 벌어지던 초반에 신속히 들어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