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 수주 대가로 “헬기부대 출신 보내달라”
입력 2010-07-23 18:40
원자력 발전시설 수주 대가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한국의 헬기부대 퇴역군인의 파견을 요청했다.
23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UAE는 자국의 사업개발투자회사를 통해 항공, 의료, 정보기술(IT) 등 72개 직종에 한국인 102명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파견 대상에는 아파치헬기 조종사, 시누크헬기 정비사, 항공 관제사로 복무한 경험이 있는 군 출신 전문인력이 포함됐다. 공단은 재향군인회와 협약을 맺고 군 경력자 모집과 지원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UAE를 방문해 원전 프로젝트를 따내며 발표한 ‘반대급부’의 성격이 짙다. 당시 정부는 김태영 국방장관을 사전에 UAE로 보내 양국의 포괄적 협력 방안을 담은 군사교류협력협정(MOU)을 체결했다. UAE는 가상전투 장비인 마일즈 교전장비를 이용한 교육훈련시스템 구축, 항만방어체계, 조종사 양성 지원 등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UAE 요청은 군사 분야의 첫 번째로 군용항공기 산업 활성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파견되는 군 출신 전문인력은 UAE에서 헬기 조종 및 정비 교관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지원 자격과 근로조건은 아직 통보되지 않았다. 공단은 추가 정보가 통보되는 대로 해외송출인력 구인 사이트 ‘월드잡’ 홈페이지(www.worldjob.or.kr)에 공고를 낼 예정이다.
UAE 토후국인 아부다비는 지난 21일 시코르스키사와 헬기 및 비행기 유지·정비·분해수리 사업에 8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계약했다. 아부다비는 이 사업으로 5년간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한국군은 현재 아파치헬기를 운용하고 있지 않아 파견 가능한 퇴역군인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아파치헬기를 한국군 소속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선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