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급 공무원 합격 ‘40·50대 바람’

입력 2010-07-23 21:28


8∼9급 하위직 공무원으로 인생 1막 2장을 여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공무원 응시 연령 제한을 없앤 데다 최근 명예퇴직 연령대가 40대로 낮아지면서 월급보다는 정년이 보장된 일자리를 선호하는 사회 경향이 반영된 탓이다.

사회 경험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이들 늦깎이 공무원들이 연공서열화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23일 경기도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불혹(不惑)의 나이를 넘긴 ‘새내기’ 공무원이 늘고 있다.

경기도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gg.go.kr)를 통해 발표한 지방직 8∼9급 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 결과 50세 이상 2명과 40대 8명이 34.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했다. 응시연령 제한이 풀린 지난해에는 경기도 공무원 공채에서 40대 이상 합격자가 없었다.

올해 최고령 합격자는 화성시에서 근무할 예정인 만 53세의 김모씨로, 최연소 합격자 김모(21·여)씨와 무려 32세의 나이 차이를 보였다. 경기도의 만 35세 이상 합격자 비율은 5.0%(47명)로 지난해의 1.5%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처음 응시연령 제한을 푼 경남도에서는 사서 장애직 9급에 응시한 하석진(55·남)씨가 합격하는 등 지난해까지 나이 제한으로 응시할 수 없었던 33세 이상 합격자가 35명으로 전체 합격자(291명)의 12%를 차지했다.

부산시의 40대 이상 공무원 시험 합격자도 4명으로 지난해보다 2배 늘었고, 충남도에서는 47세가 9급 녹지직에 최종 합격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무원 임용시험 응시연령 제한이 처음 풀린 지난해에는 중장년층의 합격자가 많지 않았으나 올해는 그동안 임용시험을 준비한 40대 이상 합격자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도전한 응시생 가운데 만 33세 이상은 1만4681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10명 중 1명꼴이었다.

수원=김도영 기자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