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국내관광사업으로 ‘금강산 위기탈출’ 안간힘

입력 2010-07-23 18:23


금강산·개성관광 사업 중단으로 고사 위기에 몰린 현대아산이 국내 관광사업 기획·개발에 한창이다. 과거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대북 관광사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현대아산으로서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현대아산은 23일 경기도 포천시로부터 ‘포천 시티투어’ 위탁운영 전문대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포천시 측과 협의해 상품 구성을 마친 뒤 다음달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포천 시티투어는 매주말 전용버스가 서울을 출발해 포천 아트밸리, 허브아일랜드 등을 둘러보는 코스다. 가격은 1만5000원으로 예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대북 관광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국내 관광으로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로 금강산·개성관광 중단 2년째를 맞은 현대아산은 그동안 관광 부문에서만 3024억8300만원의 손실을 봤다. 관광 중단 전 1084명이던 임직원 수는 구조조정을 통해 이달 초 328명으로 70%나 줄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5월 비무장지대(DMZ) 및 민통선 인근(강원도 양구·화천 등)을 포함하는 ‘평화와 생명지대(PLZ·Peace&Life Zone)’ 관광상품을 직접 개발했다. 관광객이 꾸준히 늘면서 올 상반기 까지 총 1만3581명이 다녀갔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볼거리와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면서 PLZ 관광은 점차 안정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올 여름 휴가철 캠핑족을 겨냥해 내놓은 ‘화천 쪽배축제 캠핑’은 출시 1주일 만에 주말예약이 마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1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화천군이 운영하는 ‘8회 화천 쪽배축제’의 연계관광 상품이다. 현대아산은 침낭을 무료 제공하고 텐트를 사전에 설치해 준다. 포천시가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포천 시티투어를 현대아산이 대행하게 된 것도 PLZ 관광 노하우가 배경이 됐다.

현대아산은 또 다음달부터 ‘울산 현대호텔 여름패키지’ ‘울릉도·독도체험’ 등 새로운 관광상품을 기획·판매키로 했다. 아울러 연내 관공서 임직원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폐교 등을 활용한 관광시설 및 상품 개발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돈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1140억원이었던 현대아산을 지탱해 준 것은 1349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린 건설 부문이었다. 현대아산 측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국내 관광사업 관련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