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다른지역 4대강 문제 개입 옳지 않다”
입력 2010-07-24 00:31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4대강 사업과 관련,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고 정책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기 지역의 강 문제에 대해 의견이 있으면 충분히 듣겠지만, 단체로 모여서 다른 지역의 4대강 문제까지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책사업이 연속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 단체장은 지역일꾼이지 정치인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4대강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6·2 지방선거에 당선된 민선 5기 시도지사들을 처음으로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속도조절론’을 건의한 안희정 충남지사, 김두관 경남지사의 발언에 대한 답변이었다. 안 지사는 “천천히 합의과정을 더 밟을 수 있도록 시간을 좀 주셨으면 좋겠다”고 건의했고, 김 지사 역시 “야당과 시민단체, 환경단체 이런 쪽과 자리를 마련해서 정리해주시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앞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전 대표와 김 지사 등은 경남 낙동강 함안보 현장을 찾아 4개강 사업 중단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시도지사의 정치적 탈색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서울시장 할 때 정치적 생각이 없이 오직 서울시가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다”며 “여러분도 일을 하면서 정치적 견해만 갖고 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나는 여야를 떠나 여러분을 대하면서 정치적 생각을 갖고 대하지 않는다”며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성향은 없으며, 정치적으로 여야 구분 없이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직무정지 상태인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참석하지 못했으며, 대신 강기창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강 권한대행에게 “힘들겠다”고 격려했다. 오찬 간담회는 예정보다 1시간을 넘기면서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됐다. 16개 시도지사들은 오찬 간담회에서 각기 지역 숙원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 추진체계를 일원화하기 위해 ‘새만금 개발청’을 건립해 달라는 김완주 전북지사의 건의에 즉석에서 정운찬 총리에게 이를 검토하도록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김두관 지사는 기상악화로 비행기 착륙이 늦어져 오찬에 지각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건의에 “남북문제는 큰 틀에서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소극적인 지원으로는 북한이 영원히 남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나라가 된다. 세계와 더불어 갈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답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