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인종차별 오해’ 해직 공무원에 전화

입력 2010-07-23 18:1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으로 오해를 사는 바람에 물러난 셜리 쉐러드 전 농무부 농촌개발국장(조지아주 담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쉐러드가 이번의 불행한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7분 동안 이어졌으며, 쉐러드가 매우 기뻐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전날(21일)에도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쉐러드가 사직한 것은 부당하며, 정부를 대표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사직을 종용한 당사자인 톰 빌색 농무부 장관도 공개사과를 했다. 백악관은 그가 농무부에 복직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쉐러드는 복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흑인인 쉐러드는 24년 전 조지아주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행사에서 “농지를 잃을 위험에 처한 농부가 나를 찾아왔으나 그가 백인이라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한 2분짜리 동영상이 지난주 보수성향 단체의 웹 사이트에 공개되면서 사직을 종용받았다. 그러나 사직 이후 문제의 동영상이 일부분만으로 편집돼 왜곡됐고, 오히려 전체 동영상 내용은 인종 간 화해를 강조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의 복직을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1년 전 하버드 대학의 흑인 교수가 자신의 집을 들어가려다 백인 경찰관에게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어리석었다”고 질타했다가 호된 역풍을 맞은 적이 있다. 이번 쉐러드 사건은 애초 백악관이 사퇴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농무부와 백악관이 강하게 부인함으로써 1년 전 사건과는 성격이 다른 해프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