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태형] 후천성열정결핍증

입력 2010-07-23 17:59

신문을 보면 매일 다양한 사람들이 활자화되어 나온다. 그야말로 각인각색(各人各色)이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크게 성공했거나 처절하게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사화되기 마련이다. 각종 범죄에 발을 담가 인생을 망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단골로 나온다. 한순간 실수로 어둠의 나락에 떨어진 청소년들의 스토리도 부지기수다.

이 시대의 비극은 무엇인가. 삶을 허비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말이 아니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 설교자 중 한 명인 존 파이퍼(64) 목사가 가장 강조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도처에서 ‘삶을 허비하지 말라(Don't waste your life)’고 외치며 다녔다. 같은 제목의 책도 펴냈다.

그는 삶의 궁극적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인생을 허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억하라. 당신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연습은 없다. 당신은 하나님을 위해 창조되었다. 한 번뿐인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 가령 크리스천일 경우에는 ‘하나님의 위대함을 기뻐하며 드러내는 것’이 궁극적 의미가 될 수 있다.

인생의 궁극적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은 삶의 한순간도 낭비하지 않는다. 열정의 삶을 산다. 깊은 나락에 빠지는 순간에 다시 자신을 추스른다. 절망의 구덩이에 빠져도 다시 시작할 힘을 갖는다.

그러나 인생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사람, 특히 청소년들은 쉽게 삶을 허비하게 된다. 그것이 인간의 자연스런 경향이라고 파이퍼 목사는 말한다. 범죄자의 반열에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이런 사람들에게서 열정을 발견하기 힘들다.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한 미지근한 삶을 산다. ‘후천성열정결핍증’에 걸린 사람들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파이퍼 목사는 “인간에게 비극이 무엇인가”라고 도전한다. 그는 신자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다가 각종 사고로 죽는 사람을 보고 비극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한다. 비극은 ‘내 생명을 그리스도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허비되는 삶은 열정이 없는 삶이라고 말한다.

그에게는 소망이 있다고 한다. 바로 마지막에 누구도 “헛살았어!”라고 한탄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당신은 지금 삶을 허비하고 있지 않은가.

이태형 i미션라이프부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