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맷돌] ‘왠지 모를 긴장감’ 돈 국가조찬기도회 外

입력 2010-07-23 17:26

▲지난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실행위원회의는 한기총 창립 21년 역사상 가장 시끄러운 회의였을 겁니다. 이날 요지는 지난달 24일 임시총회에서 정관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5월 25일 실행위를 통과한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이 법적 효력을 갖느냐 못 갖느냐에 대한 극한대립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치열한 법리 논쟁 이면에 있는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불신이었습니다. 한기총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한기총 구성원들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선 동상이몽이네요. 개혁의 당위성보다는 불신이 더 커진 탓이겠죠. 대표회장과 서기 불신임안까지 언급되는 상황입니다. 이광선 대표회장이 명예회장들과의 회동을 통해 본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2014 총회 유치’라는 경사를 놓고 험악해진 분위기, 이게 뭡니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총회장 이영훈 목사) 측이 최근 ‘성령운동을 중심으로 한 대연합’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쉽게 말해 순복음 교단의 ‘정통성’이라 할 수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령사역에 동의하는 목회자들과 함께하겠다는 뜻이죠. 이것은 정치조직이 아닌, 교회의 복음전파를 돕는 기구로서 총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말입니다. 잘 알다시피 순복음 교단은 4개로 쪼개져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을 땐 최선의 해결책이 있습니다. 그것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원칙에 따라 정통성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총회는 어떤 조직일까요? 순복음 교단의 정통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교단 지도자들은 사심을 내려놓고 교단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영상 32도가 넘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재선거관리위원들은 에어컨도 없는 곳에서 땀을 흘려가며 감독회장 개표를 실시했습니다. 3차례로 나뉘어 개표가 실시됐는데, 엎치락뒤치락 경쟁 끝에 강흥복 목사가 당선됐습니다. 2위인 고수철 목사와는 14표 차에 불과했지요. 승부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우편투표’였습니다. ‘6·3 총회’ 측의 저지로 투표가 중지된 2개 연회에 대해 실시한 이 우편투표 결과가 후보들의 순위를 뒤바꾼 것입니다. 1, 2위 간 격차가 무효표(86표)보다 적으니 고 목사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이 클 듯합니다. 무효표 중 하나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의 이름에 모두 ‘×’표를 한 뒤 큼직하게 ‘김국도’라고 적어놓았더군요.



▲22일 열린 제42회 국가조찬기도회는 한국교회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300여개 테이블과 3500여명의 인사들이 코엑스 3층 D홀을 가득 채운 장면이 가히 볼만했습니다. 설교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전병금 목사가 맡았는데요, 사실 기장은 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교단 중 하나입니다. 전 목사는 설교의 일부를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적으로 들릴 수 있는 대목이었죠.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전 목사님 말씀을 잘 새겨들었다”며 인사말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참석자들은 전 목사가 설교하는 동안 ‘왠지 모를’ 긴장감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