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한여름 밤 어떤 침구류가 숙면 돕나… 팥·메밀 속 들어간 베개면 굿∼
입력 2010-07-23 18:03
땀 흡수·발산 뛰어난 소재 이불
침대는 연령·성별·키·몸무게 등 고려해 선택해야
뜨거운 밤. 에로 비디오물 제목이 아니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밤새 뒤척이다보면 일년내내 베던 베개도 어딘가 불편하고, 몇년째 누워 자던 침대도 너무 딱딱하거나 물컹한 것 같아 짜증이 나기도 한다. 몸에 척척 감기는 이불도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 물론 더위 탓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은 그저 피곤한 몸이 참아줘 잠들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침구 침대 등을 침실 인테리어 차원에서 골랐다면 잠 못 이루는 이번 여름에 한번 챙겨보자. 정말 내 몸에, 우리 가족 몸에 딱 맞는 것들인지.
◇침구=잠 잘 때는 사계절 내내 땀을 흘리게 마련이다. 체온이 높아지면 땀을 흘림으로써 체내의 열을 발산시키게 된다. 여름에는 더욱 많이 흘린다. 이불을 덮지 않으면 온몸이 축축해 진다.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고도담 연구원은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무의식적으로 많이 뒤척여 푹 잠들지 못한다”면서 “여름에도 이불은 꼭 덮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시원하면서도 땀을 잘 흡수하고, 흡수한 땀을 잘 발산하는 소재로 골라야 한다.
마, 레이온, 대나무(죽섬유) 등 찬 성질의 자연소재를 평직, 리플직, 시어서커 등으로 성글게 짜 통기성이 뛰어난 소재가 좋다. 요즘은 섬유과학의 발달로 기능성 합성소재들이 뜨고 있어 자연섬유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쿨맥스 등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발산하는 흡습속건 소재, 아웃라스트 등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소재들이 대표적인 합성소재다.
◇베개=“머리만 얹어놓으면 됐지 무슨….”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러 목이 아파서 고생했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국내에 맞춤베개 시스템을 도입한 ㈜트윈세이버 황병일 대표는 “베개 높이가 알맞지 않으면 경추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면서 “여름에는 몸이 차가워도 머리가 더우면 숙면할 수 없으므로 베개 속과 커버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개를 고를 때는 목의 굴곡 깊이, 자는 습관 등을 측정해야 한다.
한샘인테리어 잠실점 수면존 담당 MD 이지승씨는 “C자형 곡선을 가진 목뼈인 경추의 빈 공간을 채워 부드럽게 받쳐주는 베개가 좋다”고 말했다. 바로 누워 잔다면 너무 높은 베개는 등 뒤, 어깨 근육이 압박되어 혈액 흐름을 방해하고 너무 낮은 것은 목의 곡선을 유지해주지 못해 숙면에 방해가 된다. 옆으로 누워 잔다면 척추가 일직선이 되도록 어깨의 빈 공간을 자연스럽게 받쳐주는 베개가 좋다. 엎드려 잔다면 경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낮은 베개를 골라야 한다.
황 대표는 “솜 메모리폼 라텍스 베개는 일단 여름베개로는 불합격”이라면서 팥 메밀 스마트폼 등 통기가 잘 돼 시원한 소재를 추천했다. 커버는 흡습속건 소재가 최고다.
◇침대=침대를 쓰고 있는 가정이라면, 어떻게 골랐는지 한번 되돌아보자. 매트리스보다는 프레임에 더 신경을 썼다든지, 침대에 걸터앉아 탁탁 때려본 뒤 ‘어 괜찮네’ 하고 골랐는데도 몸에 잘 맞는다면 정말 운이 좋은 경우다. 에이스 침대의 이동수면공학연구소는 매트리스를 추천할 때 연령 성별 키 몸무게 등 신체사항은 기본이고 목의 척추형상, 체압분포까지 측정한다. 한샘인테리어 잠실직매장에 마련된 수면존에서도 어떤 모양으로 자는지 등 수면 컨디션과 체질량지수(몸무게÷키의 제곱)를 체크한다.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 이현자 부장은 “누워서 잠 잘 때 가장 편안한 상태를 유지해주기 위해 다양한 검사를 하는 것”이라면서 “침대를 고를 때는 직접 누워 뒹굴고 몸을 뒤척여보면서 어떤 상태인지 느껴보고 소리가 나는지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똑바로 누웠을 때는 몸이 곧바로 펴지면서 안락해야 하고, 옆으로 누웠을 때는 허리뼈가 수평을 이뤄야 한다. 또 스프링이 느껴지거나 소음이 나선 안 된다. 스프링이 느껴진다는 것은 내장재를 제대로 쓰지 않았거나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증거다.
높이는 침대에 앉았을 때 무릎과 발목 각도가 90도가 되면 좋다. 크기는 가로가 어깨 폭의 3배 정도 되는 것이 좋고, 길이는 신장보다 15∼20cm 정도 길어야 된다.
이지승씨는 일반적으로 “옆으로 자는 경우는 척추의 굴곡을 받쳐주는 부드러운 매트리스, 엎드려 잔다면 척추가 휘는 것을 막아주는 단단한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